산업혁명 때 전기는 40년, AI는 지금 몇 년째일까요
전기를 들여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공장 구조까지 바꿔야 했습니다
- 무슨 일
- 1차 증기, 2차 전기, 3차 컴퓨터, 4차 AI 로 배웁니다.
- 확인된 것
- 공장 전기화가 생산성에 닿은 것은 첫 발전소가 지어진 뒤로부터 40년 뒤입니다.
- 왜 중요한가
- 「소프트웨어라 빠르다」로 보면 뒤에 붙은 공장을 못 봅니다.
- 오늘 할 일
- AI 보급 속도를 볼 때 짓는 데 걸리는 것을 같이 봅니다.
전기가 공장 생산성을 올리기까지 40년이 걸린 것은 전기를 들여놓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공장 구조까지 함께 바꿔야 했기 때문입니다.
1차는 증기기관, 2차는 전기, 3차는 컴퓨터, 4차는 AI. 학교에서는 산업혁명을 그렇게 배웁니다. 그런데 모두가 이렇게 네 단계로 세지는 않습니다. 경제학자 로버트 고든은 세 단계로 세고1, 기술경제학자 카를로타 페레스는 다섯 단계로 셉니다2.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도 다보스 총회 주제를 정하다 나온 이름입니다3. 몇 단계인지부터 이렇게 갈립니다. 그래서 단계 대신 시간을 재 봤습니다. 기술이 나오고서 세상이 실제로 달라지기까지, 몇 년이 걸렸는지를요. 공장이 전기 덕을 보기 시작한 건, 전기를 파는 발전소가 처음 문을 연 지 40년 뒤였습니다4. 교과서는 산업혁명을 단계와 연도 몇 개로 가르치지만 정작 그 연도를 살던 사람들은 자기가 혁명 속에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AI 시대를 먼저 살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알고 싶어서,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 기록은 거기서 시작합니다.
- 발전소가 문을 열고 40년째가 되어서야 공장 생산성이 올랐습니다
- 발목을 잡은 것은 전기가 아니라 공장 천장에 걸린 낡은 구조였습니다
- AI 뒤에도 칩 공장과 데이터센터가 있고, 맨 끝에는 조직이 있습니다
공장에 전기를 놨는데 왜 안 빨라졌을까요
예전 공장 천장에는 긴 쇠막대가 하나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벨트가 기계마다 내려옵니다. 증기기관 하나가 그 막대를 돌리는 구조였습니다.

전기가 나왔을 때 공장들은 증기기관 자리에 전기모터를 갖다 놨습니다. 천장 막대와 벨트는 그대로 뒀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됩니다. 막대가 멈추면 그 줄에 매달린 기계가 전부 멈춥니다. 기계는 막대를 따라 놓아야 하니 작업 순서대로 늘어놓을 수도 없습니다. 한 대만 쓰고 싶어도 막대 전체를 돌려야 합니다.
기계마다 모터를 따로 달면 이게 한꺼번에 풀립니다. 순서대로 놓을 수 있고, 필요한 것만 켤 수 있고, 천장이 비니까 크레인도 걸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려면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멀쩡히 돌아가는 공장을 버리는 건 수지가 안 맞았습니다5.
1920년대가 되어서야 설비가 낡고 전기 요금이 떨어지고 투자 붐이 오면서 재설계가 확산되었습니다. 그제야 새로 지을 이유가 생겼습니다. 같은 사람과 설비로 얼마나 더 만들어 냈는지를 나타내는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보면, 1909년부터 1919년까지는 연 0.0%였고 1919년부터 1929년까지는 연 4.7%였습니다6.
40년은 전기를 기다린 시간이 아니라, 공장을 다시 짓는 데 걸린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40년이 지나자 조금 더 좋아진 공장이 지어진 게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습니다. 세상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사람이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떤 직업이 생기고 사라지는지,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부가 어디에 쌓이는지가 함께 바뀌었습니다. 40년 전 그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이 다시 들어왔다면, 자기가 하던 일을 찾지 못했을 겁니다.
전기는 그렇게 세상을 바꿨습니다.
AI 혁명에서 왜 공장 이야기가 나올까요
AI 는 소프트웨어라 복제 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 빨리 퍼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 물리적인 게 줄줄이 붙어 있습니다. 칩은 짓는 데 몇 년 걸리는 공장에서 나옵니다. 데이터센터는 부지와 인허가를 먼저 확보해야 서는 건물입니다. 대용량 전력이 따라붙고, 거기까지 전기를 끌고 갈 송전선도 있어야 하고, 냉각에 물이 많이 드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7.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일랜드는 데이터센터가 나라 전체 전기의 23%를 씁니다. 2015년에는 5%였습니다8.
맨 뒤에는 조직이 있습니다. 기존 업무에 AI 를 한 단계 얹는 건, 천장 막대를 그대로 둔 채 모터만 바꿔 단 공장과 같습니다.
AI 는 어떨까요. 10년 뒤일까요, 20년 뒤일까요. 그때는 일하는 방식도, 직업도, 부가 쌓이는 자리도 지금과 달라져 있을까요. 저는 모릅니다.
다만 전기가 알려 주는 게 하나 있습니다. 늦게 오는 것과 안 오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그때 공장을 새로 지은 쪽과 모터만 바꿔 단 쪽은 결과가 달랐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는 저도 아직 모릅니다. 그래서 확인부터 해 나가려 합니다.
다음 글
다음 글 — 그럼 AI 는 지금 어디까지 온 걸까요. 물어봤더니 다섯 사람이 저마다 다른 잣대를 댔고, 같은 사람의 답조차 그사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출처
각주 8개
본문의 각주 번호는 아래 항목과 1:1 로 대응합니다. 정량 주장은 가능한 경우 둘 이상의 출처로 대조했고, 인용문은 원문에서 직접 확인한 것만 실었습니다.
- NBER 워킹페이퍼 18315 에서 로버트 고든은 산업혁명을 세 개로 세고 3차를 1960년부터 현재까지로 적었다IR #3 (computers, the web, mobile phones) from 1960 to presenthttps://www.nber.org/system/files/working_papers/w18315/w18315.pdf확인 2026-08-23↩
- Carlota Perez 와 Tamsin Murray Leach 는 기술혁명을 다섯 개로 세고 다섯 번째를 1971년부터 현재까지로 적었다FIFTH: From 1971 — Age of Information and Telecommunicationshttps://carlotaperez.org/wp-content/downloads/publications/theoretical-framework/BEY4.0-WP7-D7.1_FINAL-historical-paper-v2.pdf확인 2026-08-23↩
- 세계경제포럼 문서는 2015년 여름 슈밥이 2016년 연차총회 주제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 이름이 나왔다고 적고 있다During the summer of 2015, Professor Schwab proposed that the theme of Annual Meeting 2016 focus on the incredible speed and scale with which technology is disrupting all industries and economies around the world.https://www3.weforum.org/docs/Media/AM17/AM17_4IR.pdf확인 2026-08-23↩
- David — 공장 전기화가 생산성에 영향을 준 것은 1920년대 초이고, 최초 중앙발전소로부터 40년 뒤였다This was four decades after the first central power station opened for business.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4724731_The_Dynamo_and_the_Computer_An_Historical_Perspective_On_the_Modern_Productivity_Paradox확인 2026-08-23factory electrification did not reach full fruition in its technical development nor have an impact on productivity growth in manufacturing before the early 1920s. At that time only slightly more than half of factory mechanical drive capacity had been electrified.https://gwern.net/doc/economics/automation/1990-david.pdf확인 2026-08-23↩
- David — 지연의 이유는 아직 쓸 만한 공장을 버리는 것의 비수익성이었다attributable to the unprofitability of replacing still serviceable manufacturing plants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4724731_The_Dynamo_and_the_Computer_An_Historical_Perspective_On_the_Modern_Productivity_Paradox확인 2026-08-23↩
- 런던정경대 워킹페이퍼 269 추계 — 미국 제조업 TFP 증가율 1909~1919년 연 0.0%, 1919~1929년 연 4.7%Table 4. Growth in Total Factor Productivity (TFP) by Industry, United States, 1899-1941 — Manufacturing: 1909-1919 = 0.0, 1919-1929 = 4.7 (percent per annum)https://researchonline.lse.ac.uk/id/eprint/85081/1/WP269.pdf확인 2026-08-23↩
-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 — 데이터센터는 에너지·물·토지와 모두 맞물린다. 운영에 에너지가 들고, 상당수는 냉각에 물이 필요하며, 인프라에는 토지가 필요하다all data centers have intersections with energy, water, and land resources and infrastructure. Data centers require energy for operations, many require water for cooling systems, and the infrastructure also requires land.https://ewr.openei.org/files/31/EWR_Whitepaper_31_Energy-Water-Land%20Frameworks%20for%20Data%20Center%20Siting%20and%20Operations.pdf확인 2026-08-23↩
- 아일랜드 통계청 — 데이터센터가 국가 계량 전력의 23%(2025), 2015년은 5%The percentage share of total metered electricity consumption used by data centres rose to 23% in 2025 from 5% in 2015.https://www.cso.ie/en/releasesandpublications/ep/p-dcmec/datacentresmeteredelectricityconsumption2025/keyfindings/확인 2026-08-23↩
P3T